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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매 어르신 모시며 절절히 느낀 ‘치매국가책임제’

    부끄럽고 안타까운 기억이 하나 있다. 지난해 8월, 10년간 치매로 고생하던 장모님이 요양원에서 돌아가셨다. 끝까지 잘 모시지 못한 죄책감이 아직도 남아 있다. 100세 시대라는데 78세라면 한창 정정할 나이다.

     

    나뿐만 아니라 아내와 처남, 처남댁까지 모두 생업에 바빠 장모님을 직접 모시기 어려운 형편이라 어쩔 수 없이 요양원에서 지내게 했다. 마지막까지 어머니를 모시지 못한 안타까움은 아내, 처남들과 함께 내가 평생 지고 가야 할 죄책감이다.

     

    지난 8월 한 방송국에서 ‘주문을 잊은 음식점’이란 다큐멘터리가 방송됐다. 경증 치매 판정을 받은 어르신들이 음식점 서빙 일에 도전하는 과정을 담담하게 그린 내용이다. 경증치매지만 깜빡깜빡 하는 것 때문에 주문한 음식과는 다른 음식이 나올 수 있다는 게 이 음식점의 특징이다.

     

     


    손님이 ‘동파육’을 주문했는데 ‘팔보채’로 나오고, 서빙 직원인 줄도 모르고 손님 테이블에 앉아 수다 삼매경에 빠진다. “죄송합니다. 제가 치매는 처음이라…”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개그우먼 송은이는 “외할머니가 아흔이 넘어 돌아가셨는데 돌아가시기 전 병명이 치매였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우연히 이 프로그램을 보고 돌아가신 장모님 생각에 아내와 내 눈시울도 뜨거워졌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는 절대 치매에 걸리지 않는다.”

     

    치매에 걸리기 전까지 누구보다 총명하던 장모님도 치매로 고생하다 돌아가셨다. 치매는 누구라도 걸릴 수 있는 질병이다. 치매는 이제 그 가족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가 일정 부분 책임져야 할 때가 됐다. 한 가정에 치매환자가 있으면 직접 돌보는 일은 웬만한 인내력을 갖고는 견디기가 쉽지 않다.

     

    우리나라도 인구 고령화 추세에 따라 치매 인구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 치매는 암과 함께 우리 국민이 가장 두려워하는 양대 질환으로 대두되고 있다. 대한민국 치매 현황 2017 통계에 따르면, 국내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1명은 치매환자다. 80세 이상은 4명 중 1명 꼴이다. 중앙치매센터 홈페이지에 가보면 치매환자 수가 실시간으로 나온다. 2018년 11월 12일 현재 치매환자 수는 72만4857명이고 치매유병률은 10.2%다.

     

    우리나라의 치매환자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지표(출처=중앙치매센터)

    우리나라 치매환자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지표.(출처=중앙치매센터)

     

    치매는 한 가정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문제다. 가정에서 치매 어르신을 무리하게 감당함에 따라 가족 갈등이나 해체 등 고통도 심화되고 있다. 또한 치매 치료, 간병으로 인한 가계 부담도 크다.

    돌아가신 장모님이 요양원에 계실 때 요양비는 처남 2명과 사위인 내가 십시일반으로 모아서 부담했다. 그러나 한 달에 150만 원에 이르는 요양비를 한 두 명의 자녀가 부담한다는 게 보통 문제는 아니다.

     

    치매국가책임제는 치매부담이 없는 행복한 나라를 위해 지난해 9월 발표했다. 치매 의료비 90%를 건강보험으로 보장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정책이다. 만약 장모님이 돌아가시지 않았다면 한 달 150만 원의 요양치료비 중 90%인 135만 원을 지원받을 수 있어 15만 원만 내면 되니 얼마나 좋은 제도인지 모른다.

     

    치매국가책임제 서비스는 아주 다양하다. 치매 어르신과 가족에 대한 정보 제공, 치매 어르신 모두에게 장기요양서비스 제공, 치매환자 의료지원 강화, 치매 요양비 및 의료비 부담 대폭 완화 등 많은 혜택이 있다. 몸두 치매 가정의 경제적, 정신적 부담을 덜어주는 정책이다.

      

    지난해 12월부터는 전국 252개 보건소에 치매안심센터가 설치돼 치매 어르신과 가족들의 1:1 맞춤형 상담은 물론 검진, 관리, 서비스 연결까지 통합지원을 하고 있다. 치매안심요양병원은 전국에 있는 공공요양병원에 시범적으로 치매전문병동을 설치하여 지정, 운영할 계획이며 앞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또 올해부터 경증치매 어르신도 장기요양 서비스 대상자가 될 수 있도록 선정 기준을 완화하고, 주야간 보호시설에서 인지건강 프로그램 등 치매 악화 지연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만약 장모님이 치매국가책임제 혜택을 받아 더 오래 사셨다면 나와 처남들의 안타까움이나 부끄러움이 조금은 덜했을지도 모른다. 나는 혜택을 제대로 못받았지만 다른 치매 가정이 이제라도 국가의 혜택을 받게돼 다행이다.  


    2019 예산안을 보니 치매안심센터 운영, 치매전문병동 확충 등 치매관리 예산은 올해보다 876억 원(60%) 증액됐고, 치매전담형 노인요양시설, 주야간보호시설 신축 등 노인 요양시설 확충 예산은 270억 원(31.4%) 늘었다. 치매로 고통 받는 가정에 나처럼 죄책감이 없이 안심하고 치매치료를 받게 하기 위해 치매국가책임제 예산이 적극 반영되어야 할 것이다.

     

    치매국가책임제가 시행된 지 1년이 지났다. 아직 개선, 보완될 점이 많지만 이제라도 국가가 나서 치매 어르신들을 책임진다는 것은 치매환자가 있는 가정에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니다. 치매국가책임제로 치매환자와 그 가족들이 더 이상 고통받지 않기를 바란다.


    ☞ 치매상담콜센터 1899-9988 (18세의 기억을 99세까지 88하게)


    [정책브리핑] 정책기자단 이재형rotcblu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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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자관리자

    등록일2018-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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